치명적인 태양을 피해 달아나는 광부 얀 돌스키의 처절한 생존 여정
이야기는 머나먼 외계 행성에 홀로 고립된 우주 광부 얀 돌스키의 시점에서 출발합니다. 주인공 얀은 희귀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거대한 모선인 기지 휠을 이끌고 미지의 행성에 착륙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모든 동료를 잃고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행성의 환경은 극도로 황폐하며 무엇보다 치명적인 태양광이 시시각각 기지를 향해 다가오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합니다. 행성의 자전 주기에 맞춰 기지를 이동시키지 않으면 강력한 태양열에 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얀은 홀로 기지를 가동하려 하지만 거대한 시설을 혼자서 운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절망적인 순간에 얀은 기지 내부의 특수 시설에서 발견한 외계 물질 래피듐을 활용하여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장치는 단순히 육체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아온 또 다른 버전의 자신들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선택이 만들어낸 또 다른 나 알터스들과의 만남
얀은 생존을 위해 과거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다른 선택을 내렸던 자신인 알터스들을 한 명씩 생성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고향에 남아 기술자가 되었다면 혹은 대학에 진학해 과학자가 되었다면 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생성된 복제 인간들은 각자 고유한 전문 지식과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만들어진 기술자 얀은 기지의 외벽을 수리하고 엔진을 정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고사 직전의 기지에 숨통을 틔워줍니다. 이어서 행성의 대기와 지질을 분석하기 위해 생성된 과학자 얀은 래피듐의 특성을 파악하고 더 효율적인 자원 채굴 방식을 연구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로봇이나 명령에 따르는 노예가 아니라 독자적인 자아와 감정을 가진 엄연한 인간이었습니다. 과거의 상처나 실패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태어난 알터스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혼란을 느끼고 주인공인 원본 얀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갈등의 불씨를 지핍니다.
다가오는 행성의 파멸과 내부에서 피어나는 인간적 갈등
기지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행성의 위험 구역을 벗어나기 위한 이동이 시작되면서 알터스들 사이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광부로서 평생 거친 삶을 살아온 원본 얀과 지적이고 다소 거만한 성격의 과학자 얀은 사사건건 부딪치며 기지 내부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여기에 감정적이고 불안 증세를 보이는 또 다른 알터스가 합류하면서 기지는 단순한 생존 공간을 넘어 인간의 심리가 격돌하는 심리적 전쟁터로 변모합니다. 플레이어는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각자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어야만 기지의 파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식량이 부족해지거나 거주 구역의 환경이 열악해지면 알터스들은 작업을 거부하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하며 심한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감행합니다. 태양은 끊임없이 등 뒤에서 기지를 압박해오고 내부에서는 복제 인간들의 원망과 갈등이 폭발하는 이중의 위기 속에서 얀은 매 순간 가혹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탈출을 위한 마지막 질주와 자아 성찰의 종착지
게임의 후반부에 이르면 행성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신 장치가 있는 궤도 엘리베이터 구역에 도달하기 위해 기지는 한계까지 가동됩니다. 이 과정에서 래피듐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알터스들의 유전적 결함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기지의 시스템도 하나둘씩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원본 얀은 생존을 위해 어떤 알터스를 희생시키고 어떤 알터스를 살려야 하는지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존재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얀은 자신이 과거에 내렸던 선택들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의 나약함과 마주합니다. 결말에 이르러 기지는 마침내 탈출 지점에 도달하지만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얀은 자신을 돕기 위해 태어났으나 이제는 독립된 인격체가 된 복제 인간들과 마지막 협상을 벌여야 하며 누가 행성에 남고 누가 살아 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며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독창적인 생존 시스템의 묘미
디 알터스 The Alters는 생존 기지 경영과 내러티브 중심의 어드벤처를 훌륭하게 결합한 작품입니다. 휠이라는 거대한 바퀴 모양의 기지를 확장하고 방을 배치하며 자원을 정제하는 과정은 기존의 생존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유사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주체가 복제된 자아들이라는 점에서 고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고등학생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과학자나 기술자 같은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효율적인 관리가 핵심입니다.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위험한 외부 환경으로 나가는 탐사 프로세스도 긴장감 있게 구성되어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내면의 상처를 파고드는 훌륭한 시나리오와 아쉬운 반복 요소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의 정체성과 후회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대중적이고 매력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복제 인간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은 한 편의 잘 짜인 SF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서면 기지 관리를 위해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자원 채굴과 정제 작업이 다소 정형화되어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또한 알터스들의 돌발 행동이나 무작위 이벤트가 발생하는 패턴이 일정 수준 예측 가능해지면서 초반의 신선했던 긴장감이 후반부에는 기계적인 관리 작업으로 퇴색되는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현실적인 장단점 분석과 주관적인 추천의 방향성
이 게임은 메타크리틱 점수 80점대 중반을 기록하며 평론가들 사이에서 독창성을 크게 인정받았습니다. 기준에 따라 별점 4개를 부여하며 신선한 SF 생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장점: 자신과의 갈등이라는 독보적인 콘셉트의 시나리오, 수려한 그래픽과 기지 연출, 몰입도 높은 성우들의 연기력.
단점: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되는 자원 수집의 지루함, 다소 경직된 기지 건설 시스템의 자유도.
평소 스토리 중심의 어드벤처 게임이나 SF 세계관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인생작이 될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경험을 선사하므로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반면 자유도가 높은 샌드박스형 생존 게임이나 순수한 건설 시뮬레이션을 기대한 유저들에게는 정해진 레일을 따라가는 듯한 선형적 구조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