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나이트메어 2 스토리, 벗어날 수 없는 악몽과 잔혹한 배신의 고리

손을 내밀면,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 게임 리틀 나이트메어 2는 바로 그 작은 믿음이 어떻게 부서지고, 순수한 동행이 어떻게 비극으로 끝나는지를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텔레비전 전파에 홀린 기괴한 도시를 배경으로, 종이 봉투를 쓴 소년 '모노'와 전작의 주인공 '식스'의 위태로운 여정은, 우리를 예상치 못한 충격과 깊은 공허함 속으로 이끌고 갑니다. 이것은 희망을 찾아 떠났다가 절망의 일부가 되어버린, 한 소년의 비극적인 연대기입니다.

숲속의 오두막, 두 아이의 위태로운 첫 만남

이야기는 TV 브라운관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소년, '모노'가 음산한 숲속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얼굴을 가린 종이 봉투만큼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입니다. 숲에 가득한 끔찍한 덫들을 피해 헤매던 그는 외딴 오두막에서, 오르골 소리에 맞춰 갇혀 있는 노란 우비의 소녀 '식스'를 발견하고 구출해 줍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던 두 아이는, 곧 이 끔찍한 세상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위태로운 동행을 시작합니다.

그들의 첫 번째 시련은 바로 오두막의 주인인 '사냥꾼'이었습니다. 그는 박제된 시체들로 집을 꾸미는 끔찍한 취미를 가진 자로, 두 아이를 발견하자 낡은 엽총을 들고 끈질기게 추격해옵니다. 모노와 식스는 서로를 이끌어주고, 위험을 알려주며 필사적으로 도망칩니다. 마침내 작은 창고로 몰린 두 아이는, 힘을 합쳐 선반 위의 총을 들어 올려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사냥꾼을 향해 방아쇠를 당깁니다. 어른의 위협을 아이들의 연대로 이겨낸 이 순간은, 그들의 유대가 깊어지는 계기가 됩니다.

TV에 홀린 창백한 도시의 어른들

사냥꾼에게서 벗어난 두 아이는 낡은 문짝을 뗏목 삼아 강을 건너, 비 내리는 '창백한 도시'에 도착합니다. 이 도시는 모든 것이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고, 사람들은 TV에서 흘러나오는 기묘한 전파에 홀린 듯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도시를 탈출하기 위한 여정 속에서, 모노와 식스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끔찍한 어른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선생님'이 지배하는 학교였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혐오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를 발견하면 고무처럼 목을 길게 늘여 잡아채는 끔찍한 존재였습니다. 모노와 식스는 그녀의 감시를 피해 교실을 넘나들고, 살아있는 도자기 인형처럼 생긴 난폭한 '불량 학생들'을 피해 도망쳐야만 했습니다. 다음으로 마주친 '의사'는 천장에 기어 다니며 살아있는 사람들을 마네킹 부품으로 만드는 끔찍한 악취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이 기괴하고 뒤틀린 어른들의 세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칩니다.

화면 너머에서 온 추격자, 씬맨

모노에게는 기묘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바로 TV 화면에 손을 대고 그 전파를 조율하여, 마치 다른 차원처럼 보이는 긴 복도로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는 이 능력으로 굳게 닫힌 문을 통과하는 등 위기를 헤쳐나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복도의 가장 끝에 있는 문을 향해 다가가던 모노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문을 열어버린 그의 앞에서, 화면을 뚫고 현실 세계로 빠져나온 존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중절모를 쓴 키 큰 남자, '씬맨'이었습니다.

씬맨은 도시를 지배하는 송신탑의 주인이자, 시간을 왜곡하고 순간이동을 하며 두 아이를 끈질기게 추격하는 막강한 존재였습니다. 모노는 자신의 능력으로 씬맨에게 저항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씬맨은 식스를 붙잡아 기묘한 잔상만을 남긴 채 TV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자신의 실수로 유일한 친구를 잃은 모노는, 이제 단순한 탈출이 아닌, 식스를 구출해야 한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든 공포를 무릅쓰고 도시의 심장부, '송신탑'으로 향합니다.

뒤틀려버린 친구, 그리고 부서진 오르골

송신탑 내부는 현실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기괴한 살점들과 눈알들이 뒤엉킨, 살아있는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이 끔찍한 공간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모노는 마침내 식스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모노가 알던 작은 소녀가 아니었습니다. 송신탑의 사악한 힘에 잠식당한 식스는, 거대하고 뒤틀린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 소중한 오르골을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식스는 모노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해오지만, 모노는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식스가 집착하는 오르골이 그녀를 조종하는 원흉임을 깨닫고, 주변에 널린 도끼로 오르골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노의 간절한 외침과, 오르골이 부서지는 소리 속에서 식스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원래의 작은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두 아이는 다시 한번 손을 잡고, 무너져 내리는 송신탑을 향해 필사적인 탈출을 시작합니다.

내밀었던 손, 그리고 차가운 배신

송신탑이 붕괴하며 생긴 거대한 살점 덩어리가 파도처럼 두 아이를 쫓아옵니다. 숨 가쁜 추격 끝에, 그들은 끊어진 다리 앞에 다다릅니다. 식스가 먼저 건너편으로 뛰어넘고, 모노가 뒤따라 점프했지만 거리가 약간 모자랐습니다. 추락하기 직전, 모노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고, 식스는 그의 손을 굳게 잡아주었습니다. 이제 함께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바로 그 순간, 비극이 일어납니다.

식스는 모노의 얼굴(이제 종이 봉투가 벗겨진)을 잠시 내려다보더니, 알 수 없는 표정과 함께 잡았던 손을 놓아버립니다. 모노는 친구의 차가운 배신과 함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송신탑의 깊고 어두운 심연 속으로 추락하고 맙니다.

소년은 자라 악몽이 되었다

홀로 남겨진 모노는 송신탑의 가장 깊은 곳, 꿈틀거리는 살점들 한가운데 놓인 낡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그의 주변으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소년의 몸은 점점 자라나고, 팔다리는 길고 가늘게 변해갑니다. 얼굴은 일그러지고, 마침내 그는 중절모를 쓴 키 큰 남자, 바로 자신이 그토록 맞서 싸웠던 '씬맨'의 모습이 되어버립니다. 모노를 쫓던 악몽의 추격자는, 사실 과거의 자기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친구의 배신으로 인해 악몽을 끝낼 기회를 잃고, 영원히 송신탑에 갇혀 과거의 자신을 추적하는 존재가 되는,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의 고리 속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한편, 홀로 송신탑을 탈출한 식스는 TV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녀 앞에는 몽환적인 자신의 잔상이 나타나, 1편의 배경이 되는 '목구멍(The Maw)'으로 향하는 광고지를 가리킵니다. 친구를 배신하고 살아남은 식스의 마음속에는 이미 지울 수 없는 어둠이 자리 잡았고, 그녀의 새로운 악몽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끝나지 않는 악몽의 순환

리틀 나이트메어 2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존재하지 않는, 처절하고도 잔혹한 비극입니다. 악몽을 끝내기 위해 싸웠던 소년은 결국 악몽 그 자체가 되었고, 그 소년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소녀는 그를 배신함으로써 또 다른 악몽의 주인공이 될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은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고, 우정이 배신으로 끝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반복되는 악몽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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