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로스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노래가 영웅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 소리는 구원의 메시지인가 아니면 파멸의 전조인가요. 와우 내부 전쟁은 20년 역사를 집대성하는 세계혼 서사시의 장대한 서막입니다. 어둠 속에서 미소 짓는 공허의 전령 잘아타스와 맞서 싸울 준비가 되셨습니까. 지금부터 지하 깊은 곳, 카즈 알가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광휘의 노래와 돌아온 공허의 전령 잘아타스
이야기는 살게라스가 아제로스에 꽂아 넣은 거대한 검, 실리더스의 상처에서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군단 확장팩 이후 방치된 듯 보였던 이 거대한 검은 사실 세계혼 서사시의 중요한 열쇠였습니다. 최근 아제로스 전역의 주요 인물들이 알 수 없는 '광휘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영웅들은 이 환영의 근원을 찾아 달라란에 모였고 그곳에서 마그니 브론즈비어드, 스랄, 그리고 어둠땅의 트라우마로 방황하던 안두인 린과 재회합니다.
하지만 이 소집은 함정이었습니다. 군단 시절부터 암약해 온 공허의 존재, 고대 신의 껍데기이자 전령인 잘아타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녀는 공허의 힘을 이용해 아제로스의 가장 강력한 마법 도시 달라란을 공격합니다. 대마법사 카드가가 필사적으로 맞서지만, 압도적인 공허의 힘 앞에 달라란은 처참하게 파괴되고 추락합니다. 영웅들은 잔해와 함께 미지의 섬 '카즈 알가르' 해변으로 떨어지며 절망적인 상황에서 내부 전쟁의 첫발을 내디딥니다. 잘아타스는 단순한 하수인이 아닙니다. 그녀는 아제로스의 세계혼(Worldsoul) 자체를 타락시키거나 혹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는 거대한 계획을 품고 있습니다.
토석인의 고향 도른의 섬과 잊힌 티탄의 유산
추락한 영웅들이 도착한 곳은 '도른의 섬'입니다. 이곳은 티탄이 창조한 피조물인 '토석인'들의 고향입니다. 과거 우리는 울다만이나 노스렌드에서 기계적인 토석인들을 보았지만, 이곳의 토석인들은 독자적인 문명과 문화를 구축하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회는 정체되어 있습니다. 티탄 관리인이 사라진 후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목적을 잃고 서서히 기능을 멈추거나 석화되는 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방인을 경계하는 토석인들의 신뢰를 얻고 내분을 수습해야 합니다. 폭풍의 기수들과 함께 하늘을 날며 도른의 섬을 위협하는 네루비안의 선발대와 싸워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티탄의 규율을 맹목적으로 따르려는 보수파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개혁파 사이의 갈등을 목격하게 됩니다. 결국 토석인들은 플레이어와의 교류를 통해 티탄의 명령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아제로스를 지키기 위해 연합군에 합류합니다. 이는 기계적인 피조물이 진정한 생명체로 거듭나는 감동적인 과정을 보여줍니다.
울리는 심연과 기계화자들의 고뇌
도른의 섬 지하로 내려가면 '울리는 심연'이 나옵니다. 이곳은 티탄의 거대한 기계 장치들을 관리하고 유지 보수하는 노동자 토석인, 즉 '기계화자'들의 터전입니다. 거대한 용광로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산업화된 지역이지만 이곳 역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티탄의 기계들이 멈추거나 오작동하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서 코볼트들이 영토를 확장하며 토석인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잘아타스와 손을 잡은 네루비안들이 이 지하 통로를 이용해 지상을 침공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기계화자들의 지도자는 자신의 의무와 백성들의 안전 사이에서 고뇌합니다. 플레이어는 멈춰버린 거대 기계를 다시 가동하고 코볼트 왕인 양초왕의 폭정을 저지하며 지하 세계의 질서를 바로잡습니다. 울리는 심연의 이야기는 웅장한 기계 문명 속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애환과 그들이 지키려 했던 사명이 무엇인지를 조명합니다.
신성한 협곡과 벨레다르의 두 얼굴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 와우 내부 전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기이한 지역인 '신성한 협곡'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천장에 거대한 수정 '벨레다르'가 박혀 있어 태양처럼 빛을 비춥니다. 놀랍게도 이곳에는 인간들이 살고 있습니다. 오래전 원정을 떠났다가 실종된 아라시 제국의 후예들입니다. 그들은 벨레다르의 빛을 섬기며 지하 세계의 몬스터들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벨레다르는 주기적으로 어둠에 잠식되어 공허의 보라색 빛을 내뿜습니다. '어둠의 날'이 찾아오면 온순했던 생명체들이 흉포하게 변하고 아라시 사람들은 공포에 떱니다. 아라시인들은 빛을 숭배하는 광신적인 모습과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안두인 린은 이곳에서 빛과 어둠의 끊임없는 순환을 목격하며 자신의 신념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됩니다. 빛이 언제나 선이 아니며, 어둠이 언제나 악이 아님을 보여주는 이 지역의 스토리는 확장팩의 주제 의식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아즈카헤트와 네루비안 여왕 안수레크의 야망
마지막 지역인 '아즈카헤트'는 고대 네루비안 제국의 마지막 요새입니다. 과거 리치 왕에게 멸망당했던 노스렌드의 네루비안과 달리, 이곳의 네루비안들은 고대의 문명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여왕 안수레크는 백성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잘아타스와 위험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잘아타스는 네루비안들에게 고대 신의 검은 피를 주입하여 그들을 더욱 강력하고 흉측한 괴물로 진화시키는 '승천'을 제안했습니다.
안수레크는 승천을 거부하는 자들을 하층민으로 추방하고 공포 정치를 펼칩니다. 플레이어는 추방당한 네루비안 저항군, 그리고 아라시의 첩자들과 협력하여 여왕의 폭정에 맞섭니다. 이 과정에서 네루비안 사회의 복잡한 계급 구조와 그들 나름의 문화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들은 단순히 죽여야 할 몬스터가 아니라 잘못된 지도자를 만난 지성체들입니다. 결국 플레이어는 네루비안 궁전으로 쳐들어가 여왕 안수레크와 결전을 벌입니다. 하지만 안수레크의 죽음조차 잘아타스의 거대한 계획의 일부였음이 드러납니다. 그녀는 죽은 자들의 에너지를 모아 '어둠의 심장'이라는 유물에 담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이야기는 승리의 기쁨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에 대한 긴장감을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시스템의 혁신 구렁과 전투부대
와우 내부 전쟁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시스템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장 호평받는 시스템은 '구렁(Delves)'입니다. 이는 1인 혹은 소규모 파티를 위한 짧은 던전 콘텐츠로, 브란 브론즈비어드와 같은 NPC 동료와 함께 탐험합니다. 중요한 점은 구렁을 통해서도 최상위 등급에 준하는 장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레이드나 쐐기 던전 같은 파티 플레이에 지친 유저나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엔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또 하나의 핵심은 '전투부대(Warbands)' 시스템입니다. 계정 내의 모든 캐릭터가 명성, 업적, 형상 변환, 심지어 화폐까지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부캐릭터를 키우려면 처음부터 다시 평판 작업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본캐릭터로 한 번만 달성하면 모든 캐릭터가 혜택을 받습니다. 은행 또한 공유되어 아이템 이동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이는 와우저들이 수년 동안 갈망해왔던 편의성 패치로, "부캐 키우기 가장 좋은 확장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와우 내부 전쟁 종합 평가
이제 와우 내부 전쟁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평가를 내려보겠습니다. 이 확장팩은 메타크리틱 점수 기준 80점 중반대, 별점으로는 4개를 줄 수 있는 수작입니다. 용군단에서 시작된 긍정적인 변화를 더욱 발전시켰고 스토리에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별점: ★★★★ (4/5)
장점으로는 훌륭한 스토리텔링과 연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어둠땅의 난해한 설정에서 벗어나, 아제로스라는 근본적인 무대로 돌아와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컷신의 퀄리티는 영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구렁과 전투부대 시스템은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리한 설계입니다. 비행 시스템(하늘비행)이 처음부터 해금되어 답답함 없이 탐험할 수 있는 점도 쾌적합니다.
단점도 존재합니다. '내부 전쟁'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비해 초반부 스케일이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달라란의 추락 이후 본격적인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양상으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규 종족인 토석인은 기존의 드워프와 외형이 유사하여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부 직업 밸런스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며, 영웅 특성 시스템이 직업에 따라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얼리 액세스(사전 이용) 판매 정책으로 인해 유저 간의 출발선이 달랐던 점은 비판받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시 아제로스를 구원할 영웅들에게
와우 내부 전쟁은 '와우는 고인물 게임'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파티 플레이에 대한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구렁 시스템 하나만으로도 복귀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남들의 속도에 맞출 필요 없이 퇴근 후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브란과 함께 지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20년 동안 이어진 아제로스의 방대한 서사, 그 정점에 있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안두인의 고뇌와 잘아타스의 치명적인 매력은 여러분을 다시 한번 모니터 앞으로 불러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로운 3부작, 그 첫 번째 장인 내부 전쟁. 카즈 알가르의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세계혼의 노래를 직접 들어보십시오. 아제로스는 다시 한번 당신의 검과 마법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