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로스 정식 출시 사이키델릭 메트로베니아의 혁신과 루프 시스템 리뷰

우주의 거대한 자궁이라 불리는 사르코파구스에서 깨어난 당신은 반복되는 시간의 굴레에 갇히게 됩니다. 울트로스는 단순한 액션 게임을 넘어 생명과 죽음 그리고 재생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화려한 색채로 그려냅니다. 몽환적인 그래픽 속에 숨겨진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진실을 파헤치는 여정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이 기묘한 세계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사르코파구스의 비밀과 깨어난 방랑자

울트로스의 무대가 되는 사르코파구스는 단순한 우주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고대 신과 같은 존재인 울트로스를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우주의 자궁이자 감옥입니다. 게임의 주인공 오우지는 이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장소에 불시착하며 정신을 차립니다. 주변은 온통 형광빛으로 빛나는 식물들과 기형적인 생명체들로 가득 차 있으며 공기 중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오우지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왔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이 거대한 구조물의 중심부로 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처음 손에 쥔 검은 낯설지만 날카로웠고 그것이 이 험난한 여정에서 유일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탐험을 시작하자마자 마주하는 광경은 압도적입니다. 기존의 메트로베니아 게임들이 어둡고 칙칙한 던전을 주로 보여주었다면 이 게임은 시력을 자극하는 강렬한 색채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오우지는 길을 가로막는 기괴한 적들을 물리치며 나아갑니다. 적을 처치할 때마다 얻게 되는 신체 부위나 장기들은 단순한 전리품이 아니라 오우지의 능력을 각성시키는 영양분이 됩니다. 이를 섭취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더 높은 곳 혹은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것처럼 느껴지며 오우지는 점차 자신이 이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로 소모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반복되는 루프와 생태계의 신비로운 연결

여정의 중반부에서 오우지는 이 세계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정 지점에 도달하거나 강력한 수호자인 샤먼을 처치하면 시간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초기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우지가 심어놓은 식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라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거나 귀중한 열매를 맺습니다. 이것이 바로 울트로스 게임이 가진 가장 독특한 지점입니다. 파괴와 살육만이 목적이 아니라 정원을 가꾸듯 생태계를 보살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루프가 반복될수록 오우지의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사르코파구스의 지도는 점점 더 명확해집니다.

식물들은 루프를 거치며 거대한 덩굴이 되어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발판이 되어줍니다. 오우지는 단순히 적을 베는 전사가 아니라 생명을 틔우는 가드너의 역할도 수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가드너라는 존재들은 오우지에게 이 세계의 섭리를 가르쳐줍니다. 그들은 울트로스라는 존재가 깨어나면 우주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하며 루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우지는 루프 속에서 서서히 자아를 찾아가며 이 끝없는 반복을 끊어내야 할지 아니면 순응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각 구역마다 존재하는 독특한 생태계와 그곳을 지키는 거대한 보스들은 오우지의 의지를 끊임없이 시험합니다.

샤먼의 희생과 고대 존재의 각성

사르코파구스의 깊은 곳에는 울트로스를 잠재우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샤먼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오우지는 이 샤먼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그들의 의식을 해방해주어야 합니다. 어떤 샤먼은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으며 어떤 샤먼은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려 합니다. 그들을 해방할 때마다 사르코파구스의 봉인은 약해지고 울트로스의 고동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옵니다. 오우지는 이 과정에서 추출기라는 특수 도구를 얻게 되는데 이것은 사물의 정수를 뽑아내거나 기계를 작동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추출기를 통해 과거의 기록들을 엿보게 된 오우지는 이 장소가 사실은 한 문명의 몰락과 탄생이 엉켜있는 비극적인 장소임을 알게 됩니다.

봉인이 하나둘 풀리면서 사르코파구스의 환경은 급격하게 변합니다. 아름다웠던 정원은 점점 침식되어 가고 기괴한 촉수들이 벽을 뚫고 나오기 시작합니다. 오우지는 자신이 하는 행동이 정말 세상을 구하는 일인지 아니면 재앙을 불러오는 일인지 혼란에 빠집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루프를 돌며 쌓아온 경험과 기술 그리고 정성껏 가꾼 식물들이 오우지를 최심부로 이끕니다. 마지막 샤먼을 해방하는 순간 거대한 진동과 함께 사르코파구스의 심장이 열립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하고 신비로운 존재가 오우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해방인가 아니면 새로운 굴레인가

최종장에 도달한 오우지는 울트로스의 실체와 마주합니다. 울트로스는 단순히 파괴적인 괴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자 동시에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지금까지의 행보에 따라 다른 선택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생명을 파괴하고 루프를 완전히 박살 낼 것인지 아니면 생태계의 조화를 유지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존을 선택할 것인지 말입니다. 오우지가 지금까지 심어온 씨앗들과 소통해온 가드너들과의 관계가 이 결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투 끝에 오우지는 사르코파구스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거나 혹은 우주의 먼지로 사라지게 됩니다. 만약 생태계를 충분히 가꾸고 생명의 가치를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사르코파구스는 더 이상 감옥이 아닌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는 요람으로 변모합니다. 오우지는 자신의 육체를 내려놓고 의식의 형태로 이 거대한 정원과 하나가 됩니다. 반복되던 고통의 루프는 멈추고 시간은 다시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어린 생명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오우지는 비로소 평온한 안식에 듭니다. 울트로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그가 남긴 정원은 영원히 빛나며 우주의 한 구석을 수놓게 됩니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예술성

울트로스 게임을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그래픽입니다. 유명 아티스트 엘 휴가 참여한 비주얼은 마치 환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합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는 과감한 보라색, 형광 초록색, 강렬한 다홍색의 조합은 사르코파구스라는 이질적인 공간을 완벽하게 묘사합니다. 캐릭터들의 디자인 또한 평범함을 거부합니다. 유기체와 기계가 뒤섞인 듯한 적들의 모습은 혐오스러우면서도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배경 음악 역시 앰비언트 사운드와 신비로운 선율이 조화를 이루어 플레이어를 몽환적인 세계로 깊숙이 빠뜨립니다.

이러한 예술성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게임의 주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명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잔혹함과 부패를 색채의 대비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이펙트들은 전투의 타격감을 살려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화려해서 적의 패턴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보여주는 독창적인 아트 스타일은 최근 출시된 수많은 게임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합니다. 예술 작품 속을 직접 걸어 다니며 모험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게이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입니다.

검술과 원예가 공존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의 재미

전투 시스템은 정교한 타이밍을 요구하는 액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공격을 쳐내고 빈틈을 노려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적을 어떻게 처치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품질이 달라지는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신중한 전투를 유도합니다. 깔끔하게 적을 해부하듯 처치하면 높은 등급의 장기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주인공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반면에 무지성으로 공격하여 적을 훼손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듭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전투 하나하나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여기에 원예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게임은 더욱 깊어집니다. 획득한 씨앗을 토양에 심고 루프를 통해 식물을 키워내는 과정은 메트로베니아 특유의 길 찾기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처음에는 갈 수 없었던 높은 지형을 식물의 줄기를 타고 올라가거나 열매를 먹어 특수한 능력을 얻는 방식은 매우 신선합니다. 전투와 농경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요소가 사르코파구스라는 생태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독특한 플레이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기술 트리 또한 먹는 음식에 따라 분기점이 나뉘어 있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우지를 육성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기괴한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가시

최종 별점: ★★★★☆

사유: 울트로스 게임은 시각적 혁신과 독창적인 시스템을 갖춘 수작입니다. 메타크리틱 점수 80점에 걸맞게 메트로베니아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난해한 비주얼과 반복적인 루프 구조가 일부 사용자에게는 피로감을 줄 수 있어 별 하나를 뺏습니다.

장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보적인 사이키델릭 아트 워크와 몽환적인 사운드 트랙이 일품입니다. 전투와 가드닝을 결합한 참신한 시스템은 기존 장르의 문법을 비틀어 신선한 재미를 줍니다. 심오하고 철학적인 스토리는 엔딩 이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다회차 플레이를 유도하는 루프물 특유의 설계도 탄탄합니다.

단점: 화려한 색감이 눈을 쉽게 피로하게 만들며 때로는 지형지물과 배경이 잘 구분되지 않아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루프 시스템의 특성상 같은 지역을 여러 번 반복해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토리가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 직관적인 서사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추천: 평범한 게임에 질려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팬이라면 루프와 원예 시스템이 주는 전략적인 재미에 푹 빠지실 겁니다. 하지만 길 찾기에 약하거나 너무 강렬한 색채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 그리고 명확하고 친절한 설명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구매 전 플레이 영상을 충분히 확인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링 위가 아닌 우주의 자궁 속에서 펼쳐지는 이 기묘한 사투는 분명 당신의 게임 인생에 강렬한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