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플로어 3 리뷰 2091년 미래의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처절한 생존기

 

피비린내 나는 전장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무려 9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돌아온 킬링 플로어 3는 팬들에게 있어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전작이 보여주었던 그 압도적인 타격감과 기괴한 크리처들이 언리얼 엔진 5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아니면 변화가 너무 급격했던 탓일까요? 오늘은 호라이즌 사의 망령들과 다시 한번 맞서 싸우며 느꼈던 전율과 아쉬움을 가감 없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과연 이 게임이 여러분의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 잔혹한 세상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탐욕으로 시작된 바이오 테크의 악몽과 인류의 몰락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한 거대 기업의 뒤틀린 야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영국의 바이오 테크 기업인 '호라이즌(Horzine)'은 겉으로는 인류의 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유망한 기업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로부터 비밀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아 '완벽한 군인'을 만들기 위한 불법 생체 실험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호라이즌의 설립자이자 천재 과학자였던 케빈 클라멜리는 자신의 아들이 전장에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자, 죽음과 고통을 모르는 불멸의 병사를 만드는 데 집착하게 됩니다.

이 광기 어린 집착은 결국 '제드(Zed)'라고 불리는 복제 클론 군단을 탄생시켰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실험체에 불과했던 이들은 유전자 조작과 기계적인 개조를 통해 점차 인간의 형상을 잃고 살육에 최적화된 괴물로 변해갔습니다. 케빈은 연구 성과를 독점하려는 정부와 갈등을 빚게 되자, 자신이 만든 제드 군단을 풀어 런던을 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1편의 배경이 되는 '런던 사태'입니다. 당시 소수의 생존자와 특수 부대원들이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제드들의 번식력과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사태는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 그리고 전 세계로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전작인 2편의 시점에서는 이미 각국의 정부 시스템이 마비되고 정규군이 궤멸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화폐 경제는 무너졌고, 통신망은 두절되었으며, 인류는 소규모 저항군이나 용병 집단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했습니다. 제드들은 더 이상 단순한 좀비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무기를 다루고, 전술적으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스스로를 괴물로 개조하여 '패트리아크'라 칭한 케빈 클라멜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인 제드가 인류를 대체할 신인류라고 믿으며 학살을 지휘했습니다.

2091년 기업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와 나이트폴의 결성

시간은 흘러 2091년이 되었습니다. 킬링 플로어 3의 무대는 전작으로부터 약 7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미래입니다. 놀랍게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승리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호라이즌 사는 멸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를 지배하는 초거대 군산 복합체로 거듭났습니다. 그들은 제드를 단순한 실험체가 아닌,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생체 병기로 개량하여 상품화했습니다. 이제 제드들은 야생의 짐승이 아니라, 호라이즌의 이익을 위해 생산되고 관리되는 공포의 상품이 된 것입니다.

호라이즌은 거대한 메가 시티를 건설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통제 밖에는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호라이즌의 폭주를 막고 인류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해 반란군 연합인 '나이트폴(Nightfall)'이 결성됩니다. 나이트폴은 과거 호라이즌에 대항했던 용병들의 후예이자, 최신 기술로 무장한 엘리트 스페셜리스트들입니다. 플레이어는 바로 이 나이트폴의 요원이 되어, 호라이즌의 핵심 시설을 타격하고 그들이 생산해내는 끔찍한 생체 병기들을 파괴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나이트폴 요원들은 단순한 군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각자 독특한 과거와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과거 호라이즌의 실험체였다가 탈출한 생존자이며, 어떤 이는 가족을 제드에게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전직 군인입니다. 이들은 호라이즌이 제드를 생산하는 공장인 '바이오 랩'이나, 그들이 지배하는 미래 도시의 뒷골목, 그리고 험준한 오지 등을 누비며 작전을 수행합니다. 2091년의 제드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기계화되었습니다. 살덩이와 금속이 융합된 그들의 신체는 더욱 단단해졌고, 레이저나 로켓 같은 중화기를 장착하여 원거리에서도 치명적인 위협을 가합니다.

살육의 파도가 몰려오는 생존의 현장

게임이 시작되면 여러분은 동료들과 함께 작전 구역에 투입됩니다. 처음에는 비교적 약한 개체인 '클롯'이나 '시스트' 같은 잡졸들이 몰려옵니다. 이들은 느릿느릿 걸어오지만, 방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포위되어 살점을 뜯기게 됩니다. 초반 라운드는 권총이나 가벼운 무기로 이들을 처리하며 몸을 푸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호라이즌의 악몽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천장을 기어 다니며 어둠 속에서 덮쳐오는 '크롤러', 투명하게 모습을 감추고 다가오는 '스토커'들이 여러분의 신경을 갉아먹습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진정한 공포가 시작됩니다. 거대한 전기톱을 들고 미친 듯이 달려오는 '스크레이크'의 등장은 전장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스크레이크는 일정 이상의 피해를 입으면 폭주 상태에 돌입하여 무시무시한 속도로 플레이어를 추격합니다. 이때 팀원 간의 화력 집중과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열은 순식간에 붕괴됩니다. 여기에 양팔에 거대한 분쇄기를 달고 모든 것을 갈아버리는 '플레시파운드'까지 합세하면,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됩니다. 플레시파운드의 붉은 안광이 번뜩이는 순간,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임페일러'와 같은 새로운 위협도 추가되었습니다. 임페일러는 원거리에서 날카로운 뼈 가시를 발사하거나 땅속에서 촉수를 솟구치게 하여 엄폐물 뒤에 숨은 요원들을 끄집어냅니다. 또한, 제드들의 지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여 단순히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벽을 타고 오르거나 우회로를 통해 플레이어의 뒤를 잡는 등 교활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맵의 수직적인 구조를 활용하여 위에서 떨어지거나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제드들 때문에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모든 웨이브를 버텨내면 마침내 보스와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라이즌의 기술력이 집약된 보스들은 압도적인 체력과 화력을 자랑합니다. 하늘을 날며 미사일을 퍼붓는 보스부터, 주변의 제드들을 흡수하여 체력을 회복하는 보스까지, 그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격 실력을 넘어선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보스가 쓰러지고 마지막 '제드 타임'이 발동되어 세상이 흑백의 슬로우 모션으로 변하는 순간, 흩뿌려지는 혈흔과 함께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이 게임이 주는 최고의 보상입니다. 나이트폴의 승리는 단순히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또 하루를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그 자체입니다.

언리얼 엔진 5로 완성된 시각적 충격과 타격감

킬링 플로어 3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시각적인 발전입니다.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제작된 그래픽은 어둡고 칙칙한 디스토피아의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제드들의 피부 질감, 금속 파츠의 반사광, 그리고 무엇보다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고어 효과가 극대화되었습니다. 'M.E.A.T.' 시스템이라 불리는 신체 훼손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져서, 총알이 스칠 때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뼈가 드러나는 등 끔찍하리만큼 사실적인 묘사를 보여줍니다. 이는 호러 게임 마니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타격감을 선사합니다.

맵의 디테일 또한 훌륭합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미래 도시의 화려함과 피와 기름으로 얼룩진 실험실의 음산함이 대비를 이루며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조명 효과가 뛰어나 어두운 곳에서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싸울 때의 공포감은 전작을 훨씬 상회합니다. 사운드 디자인 역시 칭찬할 만합니다. 묵직한 총기 사운드와 제드들의 기괴한 울음소리, 그리고 전투의 템포를 올려주는 강렬한 메탈 사운드트랙은 플레이어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듭니다.

스페셜리스트 시스템의 도입과 엇갈리는 평가

하지만 모든 변화가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번 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기존의 '퍼크(병과)' 시스템을 대체한 '스페셜리스트' 시스템입니다. 전작에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무기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퍼크를 통해 능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고유한 스킬과 장비를 가진 특정 캐릭터(스페셜리스트)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는 최근 유행하는 '오버워치'나 '에이펙스 레전드' 같은 히어로 슈터 장르의 문법을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고 팀 플레이의 전략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유도를 중시하던 올드 팬들에게는 큰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무기를 마음대로 쓰고 싶은데 캐릭터에 귀속되어 답답하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출시 초기 기준으로 맵과 캐릭터의 숫자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풀프라이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의 볼륨이 마치 '앞서 해보기(Early Access)' 게임 같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메타크리틱 점수와 객관적 분석

현재 킬링 플로어 3의 메타크리틱 점수는 69점에서 70점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를 별점으로 환산하면 별 3개 (★★★☆☆) 정도가 적당합니다.

점수가 다소 낮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게임의 핵심 재미인 '쏘고 부수는 맛'은 여전히 훌륭하지만, 시리즈 고유의 투박하고 하드코어한 매력이 희석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복잡해진 반면, 직관적인 재미는 줄어들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또한, 게임 내 경제 시스템과 소액 결제 요소가 다소 과하게 느껴진다는 점도 감점 요인입니다. 최적화 문제 역시 고사양 PC에서도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어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몰려오는 적들을 막아내는 협동 플레이의 재미만큼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수준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 지금 당장 필요한가?

결론적으로 킬링 플로어 3는 시리즈의 진화와 대중화 사이에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작품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뛰어난 그래픽으로 구현된 하드코어한 고어 액션을 원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게임을 찾고 있다면 이 게임은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특히 언리얼 엔진 5가 보여주는 시각적 쾌감은 현존하는 협동 슈터 게임 중 최상위권입니다.

하지만 전작 킬링 플로어 2의 방대한 콘텐츠와 자유로운 시스템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은 맵도 적고, 즐길 거리도 한정적입니다. 개발사인 트립와이어 인터랙티브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약속한 만큼, 게임의 완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갈 것입니다. 따라서 급하지 않다면 세일 기간을 기다리거나,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후에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하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검색 설명 킬링 플로어 3가 9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2091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와 언리얼 엔진 5의 그래픽, 그리고 호불호 갈리는 스페셜리스트 시스템까지 상세히 분석합니다. 메타크리틱 점수와 함께 구매 전 필독 가이드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