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다 성에서 숙부 시무라 공을 구출했지만, 사카이 진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후반부 이야기는, 명예보다 백성의 목숨을 택한 진의 '망령'의 길이 숙부와의 피할 수 없는 갈등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을 처절하게 그려냅니다. 쓰시마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영웅은, 이제 자신이 지켜낸 세상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강, 시무라 성의 독안개
쓰시마 북부로 퇴각한 코툰 칸을 몰아내기 위해, 진과 시무라 공은 힘을 합쳐 시무라 성을 탈환할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해방의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의 갈등은 점점 깊어져만 갑니다. 시무라 공은 쇼군의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정면 대결을 통해 사무라이의 위용을 되찾고자 했지만, 진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망령의 방식, 즉 기습과 암살을 고집했습니다. 진에게는 한 명의 병사 목숨이 사무라이의 명예보다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시무라 성 공성전이었습니다. 몽골군의 막강한 저항에 아군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진은 결국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맙니다. 바로 적을 고통스럽게 죽이는 '독'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진이 던진 독화살에서 피어난 끔찍한 연기는 몽골 병사들을 피를 토하며 죽게 만들었고, 성문은 손쉽게 열렸습니다. 승리는 쟁취했지만, 시무라 공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조카의 손에 쓰러진 적들의 처참한 모습을 본 그는 "네게 명예란 없느냐!"라고 절규하며, 진의 방식이 사무라이의 길을 완전히 더럽혔다고 분노합니다. 이 순간, 두 사람의 길은 다시는 합쳐질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아들이자 반역자, 엇갈린 정의의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무라 공은 진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진을 자신의 양자로 삼아 쇼군에게 그의 죄를 사면받고, '망령'이라는 존재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합니다. 그는 진에게 망령의 길을 버리고 다시 사무라이의 명예를 되찾으라고 마지막으로 설득합니다. 하지만 진은 거절합니다. 자신은 더 이상 사무라이가 아닌, 어둠 속에서 백성을 지키는 망령으로 살아갈 것임을 선언합니다.
결국 시무라 공은 고뇌 끝에 쇼군의 명에 따라 조카를 반역자로 체포하고 맙니다. 망령의 존재가 사무라이의 권위를 흔들고, 백성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심어줄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갇힌 진은 유나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이제 몽골군뿐만 아니라 자신을 잡으려는 숙부의 군대로부터도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동료들과 함께, 오직 쓰시마의 백성들만을 위한 마지막 싸움을 준비합니다.
최후의 결전, 코툰 칸의 죽음
완전한 망령이 된 진의 앞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몽골의 마지막 요새를 향해 홀로 나아갔습니다. 이제 그는 사무라이의 명예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오직 백성을 짓밟은 적에 대한 분노와 섬을 되찾겠다는 의지만이 그를 움직였습니다.
마침내 진은 모든 비극의 원흉인 코툰 칸과 마주합니다. 코툰 칸은 쓰시마의 백성을 인질로 삼고, 진의 망령 전술을 흉내 내며 그를 조롱하지만, 진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불타는 배 위에서 벌어진 치열한 마지막 대결 끝에, 진은 코툰 칸의 목을 베어 길고 길었던 몽골과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쓰시마에 평화가 찾아왔지만, 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숙부와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벚꽃 흩날리는 마지막 대결
코툰 칸을 죽인 진에게 시무라 공의 서신이 도착합니다. 두 사람은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그리고 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사카이 가문의 묘지에서 마지막으로 마주합니다. 시무라 공은 진을 칭찬하면서도, 쇼군이 망령을 쓰시마의 반역자이자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자신에게 진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합니다. 망령의 존재는 사무라이의 통치를 위협하는 불씨이며, 섬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삼촌과 조카는, 스승과 제자는, 그리고 아버지를 대신했던 남자와 아들 같았던 남자는 서로에게 칼을 겨눌 수밖에 없었습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신념과 명예, 그리고 의리를 걸고 비극적인 마지막 대결을 펼칩니다. 치열한 싸움 끝에 진은 결국 숙부를 쓰러뜨립니다.
사무라이는 죽고, 망령만이 남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무라 공은 진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무라이로서 패배한 자신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플레이어는, 그리고 사카이 진은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신을 길러준 마지막 남은 가족의 목숨을 거두어 사무라이로서의 마지막 명예를 지켜줄 것인가, 아니면 그를 살려두고 자신은 살인자가 되지 않는 망령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사카이 진이라는 사무라이는 그곳에서 완전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는 이제 쇼군에게 영원히 쫓기는 몸이 되었지만, 쓰시마의 백성들 마음속에는 섬을 구원한 영웅, '고스트'로 영원히 살아남게 됩니다. 그는 명예도, 가족도, 신분도 모두 잃었지만,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을 지켜낸 진정한 수호자가 되어 어둠 속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