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Cid)의 숭고한 희생 이후, 클라이브 로즈필드(Clive Rosfield)는 개인적인 복수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벽의 계승자로 거듭납니다. 파이널 판타지 16의 3부: “새벽의 계승자”는 클라이브가 시드의 유지를 이어받아 베어러들을 해방하고, 발리스제아(Valisthea) 대륙을 멸망으로 이끄는 궁극적인 위협인 '흑사병(Blight)'과 그 근원을 파괴하기 위한 최후의 여정을 그립니다. 이 시기는 클라이브가 자신의 운명이었던 불의 소환수, 이프리트(Ifrit)의 힘을 완전히 통제하고, 소환수의 힘을 능가하는 궁극의 존재에 맞서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지막 맹세를 다지는 장엄한 클라이맥스입니다.
클라이브는 이제 로자리아 공국의 대공자도, 고독한 복수자도 아닌, 세계의 질서를 재정의할 최후의 영웅으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희망의 불꽃, '히데노스'의 건설
시드의 희생 이후, 클라이브는 시드가 꿈꾸던 베어러들의 안식처이자 저항의 거점인 '히데노스(Hideaways)'를 재정비하고 확장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곳은 모든 베어러와 박해받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마법을 사용하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청사진이 됩니다. 클라이브는 단순히 무력을 휘두르는 도미넌트가 아닌, 이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 시드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클라이브는 나머지 마더 크리스탈을 모두 파괴하여 흑사병의 근원을 완전히 잘라내고, 베어러들이 더 이상 억압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확고히 합니다. 그는 자신의 복수심이 아닌, 희망과 해방이라는 숭고한 불꽃을 가슴에 품고 남은 왕국들과의 싸움을 준비합니다. 이 파이널 판타지 16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악당 처치를 넘어선, 발리스제아 대륙의 존재론적 문제 해결로 확장됩니다.
최후의 도미넌트, 그리고 조슈아와의 재회
클라이브의 여정은 잔존한 왕국들의 최후의 도미넌트들과의 숙명적인 대결로 이어집니다. 그는 이프리트의 힘뿐만 아니라, 이전에 쓰러뜨린 소환수들의 힘까지 흡수하여 궁극의 소환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그는 발리스제아의 권력을 쥐고 있는 마지막 세력들을 하나씩 무너뜨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생 조슈아 로즈필드와의 극적인 재회입니다. 2부에서 암시되었던 대로 조슈아는 살아남았고, 피닉스의 힘을 완전히 각성한 채 클라이브 앞에 나타납니다. 재회는 감격과 동시에 충격적인 진실을 동반합니다. 조슈아는 클라이브가 이프리트의 도미넌트가 된 이유, 피닉스 게이트 사건의 전말,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을 배후에서 조종한 궁극의 악당에 대한 모든 정보를 클라이브에게 전달합니다. 형제는 마침내 오해와 복수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서로를 용서하고 인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치는 진정한 동료가 됩니다.
궁극의 적, 울티마(Ultima)의 등장
클라이브가 마주해야 할 최후의 적은 바로 울티마(Ultima)라는 고대 존재입니다. 울티마는 인류를 창조하고, 마더 크리스탈을 심었으며, 도미넌트들을 탄생시킨 발리스제아 세계의 근원적인 설계자였습니다. 울티마의 목적은 흑사병으로 멸망해가는 이 대륙을 정화하고, 자신의 의지를 담은 궁극의 소환수(이프리트)를 통해 이 모든 에너지를 흡수하여 새로운 차원의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었습니다.
즉, 클라이브는 울티마의 계획을 완성시키기 위한 도구였으며, 이프리트가 피닉스를 공격하고 왕국이 멸망한 모든 과정은 울티마가 치밀하게 설계한 희생 의식의 일부였습니다. 클라이브는 자신이 단지 울티마의 계획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운명이라는 진실의 무게와 마주합니다. 그러나 클라이브는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울티마의 계획을 파괴하고 인류에게 자유의지를 되찾아주기로 결심합니다.
새벽을 위한 최후의 서약
클라이브는 조슈아의 피닉스 힘과 자신이 흡수한 모든 소환수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울티마와의 마지막 대결에 나섭니다. 이 최종 전투는 파이널 판타지 16의 모든 액션 요소가 집약된, 장엄하고 화려한 연출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이프리트와 피닉스가 합쳐진 궁극의 불꽃은 울티마의 모든 계획과 존재를 위협합니다. 클라이브는 단순한 복수자가 아닌, 인류의 자유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대변자로서 최후의 일격을 날립니다.
클라이브의 승리는 단순히 악당을 무찌르는 것을 넘어, 마법의 시대를 종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더 크리스탈과 울티마의 힘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류는 마법의 힘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으로 흑사병을 극복하고 문명을 재건해야 하는 새로운 시험대에 놓이게 됩니다. 클라이브의 마지막 희생과 선택은 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벽의 계승자로서의 마지막 임무였으며, 그의 이야기는 발리스제아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으로 남게 됩니다.
운명을 넘어선 인간 의지의 찬가
파이널 판타지 16의 3부는 복수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여정이 전 인류의 구원으로 마무리되는, 완벽하게 기승전결을 갖춘 서사시입니다. 이 최종장에서는 조슈아와의 관계 회복과 시드의 유산 계승 등, 앞서 뿌려진 모든 감정선이 하나로 모여 폭발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클라이브가 자신의 운명이었던 이프리트의 힘을 역으로 사용하여 운명의 설계자를 무찌르는 결말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특유의 휴머니즘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게임은 클라이브의 궁극적인 희생과, 마법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류가 스스로 나아가야 한다는 성숙한 결말을 제시합니다. 스토리의 웅장함과 서사적 완성도는 탁월하나, 일부 플레이어에게는 클라이브의 마지막 선택이 다소 비극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파이널 판타지 16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의 강인한 의지가 운명을 극복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시대의 명작으로 기록될 가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 클라이브 로즈필드, 불꽃의 운명을 넘어 새벽을 불러온 그의 이름은 발리스제아의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