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명작 게임이 2020년, 압도적인 비주얼과 더욱 정교해진 시스템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바이오하자드 RE:3입니다. 바이오하자드 RE:3는 T-바이러스로 인해 폐허가 된 라쿤 시티를 배경으로, S.T.A.R.S. 부대의 유일한 생존자 질 발렌타인이 도시를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서바이벌 호러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앞에는 단순한 좀비 떼가 아닌, 엄브렐라사가 파견한 궁극의 생체 병기 '네메시스'가 서 있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극한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바이오하자드 RE:3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스토리, 라쿤 시티 최후의 탈출극
바이오하자드 RE:3의 스토리는 전작인 바이오하자드 RE:2와 거의 같은 시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다만 그 시점은 바이오하자드 RE:2의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부터 시작됩니다. 주인공 질 발렌타인은 엄브렐라의 음모를 폭로하려다 오히려 내부 고발자 신세가 되어 자택에 연금되어 있습니다. 그러던 중 T-바이러스가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라쿤 시티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합니다.
질은 바이러스와 좀비 떼로 가득 찬 도시에서 탈출을 감행하지만,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존재와 마주합니다. 바로 '네메시스-T' 타입 생체 병기입니다. 엄브렐라는 질이 바이러스를 퍼뜨린 엄브렐라사의 행적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네메시스를 파견한 것입니다. 네메시스는 질을 향한 집요한 추격을 시작하고, 플레이어는 이 무시무시한 존재를 피해 도시를 가로지르며 탈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스토리는 질의 시점과 함께 엄브렐라 소속 용병 '카를로스 올리베이라'의 시점을 오가며 진행됩니다. 카를로스는 동료들을 구출하고 민간인을 돕기 위해 라쿤 시티에 투입된 인물로, 질과 함께 탈출을 위해 협력하게 됩니다. 게임은 질과 카를로스 두 캐릭터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플레이어에게 라쿤 시티의 절망적인 상황과 네메시스의 위협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질이 네메시스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는 숨 막히는 상황, 그리고 카를로스가 병원에서 T-바이러스 치료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교차되며 스토리가 완성됩니다. 이 게임은 라쿤 시티의 종말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하는 듯한 강렬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극한의 긴장감, 네메시스와의 추격전
바이오하자드 RE:3의 핵심은 단연 '네메시스'입니다. 네메시스는 전작인 바이오하자드 RE:2의 '타이런트'와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느릿하게 따라오는 타이런트와 달리, 네메시스는 달리고, 점프하고, 심지어 무기까지 사용하며 플레이어를 집요하게 추격합니다. 로켓 런처나 화염방사기 같은 중화기를 사용해 질을 궁지로 몰아넣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나 플레이어를 공포에 빠뜨립니다.
네메시스는 특정 이벤트를 통해 등장하며, 플레이어를 특정 구간에서 끊임없이 추적합니다. 플레이어는 네메시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긴급 회피' 기술을 사용해야 합니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회피를 성공하면 슬로우 모션이 발동되어 반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도주를 넘어, 네메시스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전략적인 요소를 더해줍니다.
네메시스와의 보스전은 바이오하자드 RE:3의 또 다른 백미입니다. 네메시스는 다양한 형태로 변이하며 질을 공격하는데, 각 변이 단계마다 새로운 패턴과 약점을 공략해야 합니다. 화염방사기로 변이한 2형태, 거대한 네발 괴물이 된 3형태 등 네메시스의 변이는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져줍니다. 네메시스와의 추격전은 게임의 스토리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플레이어에게 긴장감 넘치는 공포를 선사합니다.
게임 시스템과 공략의 핵심
바이오하자드 RE:3는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여 게임의 재미를 높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긴급 회피’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적의 공격 직전에 타이밍을 맞춰 회피하면 적을 잠시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도망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네메시스와의 전투에서 이 긴급 회피는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또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전통적인 요소인 '자원 관리'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한정된 탄약과 회복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좀비와 네메시스를 상대해야 합니다. 화약과 탄피를 조합해 총알을 만들고, 약초를 조합해 회복제를 만드는 시스템은 전작과 동일하게 적용되어 생존의 긴장감을 더합니다.
공략 팁:
긴급 회피 마스터하기: 네메시스나 강력한 좀비와의 전투에서는 긴급 회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연습을 통해 적의 공격 타이밍을 파악하고, 완벽한 회피를 성공시켜 반격의 기회를 잡으십시오.
자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모든 좀비를 상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좁은 길목에 있는 좀비는 과감하게 쓰러뜨리고, 넓은 공간에 있는 좀비는 회피를 통해 지나가는 것이 탄약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네메시스의 약점 공략: 네메시스는 등 부분에 있는 약점 코어(노란색)를 공격하면 잠시 경직에 빠집니다. 보스전에서 이 약점을 집중 공략하면 전투를 훨씬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맵의 지형지물 활용: 게임 곳곳에 배치된 폭발 드럼통이나 발전기는 좀비 떼를 한꺼번에 처리하거나 네메시스를 무력화시키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여 맵의 구조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이오하자드 RE:3, 과연 즐길 만한 게임인가?
바이오하자드 RE:3는 메타크리틱 점수 70점대를 기록하며 무난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별점 3개에 해당합니다. 전작인 바이오하자드 RE:2의 90점대 평가에 비하면 아쉬운 점수이지만, 바이오하자드 RE:3 역시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별점: ★★★☆☆ (3/5)
장점:
압도적인 비주얼: RE 엔진으로 재탄생한 라쿤 시티는 시각적인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캐릭터 모델링부터 도시의 디테일한 배경까지, 원작을 뛰어넘는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네메시스의 집요한 추격은 플레이어에게 시종일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네메시스는 서바이벌 호러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향상된 액션 시스템: 긴급 회피 시스템은 전투에 전략적인 깊이를 더하며, 단순한 슈팅 게임을 넘어 액션의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단점:
짧은 플레이 타임: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입니다. 넉넉히 잡아도 5~6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의 볼륨이 매우 짧습니다. 원작에 있던 일부 지역과 퍼즐 요소가 삭제된 것도 아쉽습니다.
일직선적인 진행: 원작의 '라이브 셀렉션' 시스템이 삭제되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재미가 사라졌습니다. 게임의 진행이 너무 일직선적이라 재플레이의 동기가 부족합니다.
단순한 퍼즐: 전작에 비해 퍼즐 요소가 대폭 축소되어, 추리하는 재미가 줄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RE:3에 대한 최종 평가
바이오하자드 RE:3는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로 원작의 공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훌륭한 리메이크 게임입니다. 특히, 네메시스와의 숨 막히는 추격전은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장점입니다. 다만, 짧은 플레이 타임과 단순화된 게임 볼륨은 바이오하자드 RE:2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하자드 RE:3는 훌륭한 공포 게임입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네메시스가 주는 긴장감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길고 복잡한 게임보다는 짧고 강렬한 경험을 선호하거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게임은 충분한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전작과 같은 방대한 볼륨을 기대하거나, 깊이 있는 퍼즐과 탐험을 원한다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RE:3는 공포와 액션의 균형을 잘 맞춘 수작임은 분명하지만, 전작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