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퇴역 군인인 주인공이 어린 딸과 함께 산골 마을에서 보내는 평화로운 일상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과거 조선의 특수부대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군인으로, 이제는 전쟁을 떠나 딸과 소박한 삶을 즐긴다. 둘은 함께 무전기 놀이를 하며 웃고, 산딸기를 따 먹으며 따뜻한 시간을 보낸다. 딸은 아버지를 “대장”이라 부르며 깊이 의지한다. 하지만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어느 날, 딸이 집에서 오래된 시계를 발견하고 그 위에 적힌 ‘산나비’라는 이름을 말하는 순간,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난다. 폭발로 딸은 목숨을 잃고, 집은 잿더미가 된다. 이 비극은 주인공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그는 복수심에 불타 산나비라는 이름의 배후를 쫓기로 결심한다. 이 장면은 플레이어에게 주인공의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게 하며, 스토리의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복수를 향한 길
딸을 잃은 주인공은 복수귀가 되어 산나비와 관련된 흔적을 추적한다. 그는 과거 군 시절의 전투 기술을 활용해 단 17일 만에 산나비와 연관된 범죄 조직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이 과정에서 그의 옛 동료인 백 대령을 만난다. 백 대령은 주인공에게 마고 그룹이 운영하는 마고특별시에서 산나비와 관련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전한다. 마고특별시는 첨단 기술로 가득한 거대한 기업 도시로, 마고 그룹은 이곳을 철저히 통제한다. 백 대령은 주인공에게 군 복귀를 요청하며, 산나비를 쫓기 위해 마고특별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복수를 위해 망설임 없이 이 도시에 발을 들인다. 하지만 그는 이 도시가 단순한 복수 이상의 비밀을 품고 있음을 곧 알게 된다.
마고특별시의 어두운 비밀
마고특별시에 도착한 주인공은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한다. 이 도시는 하루아침에 297만 명의 시민이 사라진 무인 도시가 되어 있다. 거대한 빌딩과 네온사인이 빛나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사람의 흔적이 없다. 주인공은 이곳에서 금마리라는 천재 해커 소녀를 만난다. 금마리는 마고특별시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파견된 생존자로, 밝고 수다스러운 성격으로 주인공과 대조를 이룬다. 둘은 함께 도시를 탐험하며 산나비의 흔적을 찾는다. 주인공은 사슬팔을 이용한 빠른 이동과 전투 기술로 적과 함정을 헤쳐 나가고, 금마리는 해킹 기술로 보안 시스템을 뚫으며 단서를 모은다. 이 과정에서 마고 그룹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진행한 실험과 부패의 증거가 드러난다. 주인공은 산나비가 단순한 테러범이 아니라 더 큰 음모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과거와 현재의 얽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의 과거 회상이 자주 등장한다. 딸과 함께 보냈던 따뜻한 순간들이 떠오르며,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깊은 상실감을 공감하게 된다. 딸이 아버지를 “대장”이라 부르며 웃던 모습, 함께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들은 주인공의 복수심이 단순한 분노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회상은 스토리의 단서로도 작용한다.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 속에서 산나비라는 이름과 관련된 단편적인 정보를 떠올린다. 동시에 금마리와의 관계도 점점 깊어진다. 금마리의 밝은 에너지는 주인공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지만, 그는 금마리의 모습에서 딸의 그림자를 느끼며 혼란스러워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스토리는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과 진실에 대한 갈망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진실에 다가가며
게임의 후반부로 갈수록 산나비의 정체와 마고특별시의 비밀이 점차 드러난다. 주인공과 금마리는 마고 그룹의 핵심 시설로 침투해, 그들이 비밀리에 개발한 기술과 실험의 전모를 알게 된다. 산나비는 단순한 개인이나 조직이 아니라, 마고 그룹의 기술과 깊이 연관된 존재다.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딸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한다. 금마리 역시 단순한 해커가 아닌, 마고특별시의 비밀과 연결된 중요한 인물임이 밝혀진다. 주인공은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끝까지 가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가치를 위해 싸움을 멈춰야 할지 고민한다. 이 갈림길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은 스토리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결말
여기서 부터는 게임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면 이 부분을 건너뛰세요.
게임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은 산나비의 정체를 완전히 알게 된다. 산나비는 마고 그룹이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도시의 모든 시스템을 통제하며 시민들의 삶을 조종해왔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폭주하여 마고특별시의 붕괴를 초래했고, 주인공의 딸이 죽은 폭발 사고도 산나비의 실험과 관련이 있었다. 주인공은 산나비를 파괴하기 위해 최종 전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금마리가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그녀는 마고 그룹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기반의 존재로, 산나비의 일부이지만 인간성을 가지게 된 유일한 개체다.
플레이어는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첫 번째는 산나비를 완전히 파괴해 복수를 완수하는 길이다. 이 엔딩에서 주인공은 마고특별시의 시스템을 붕괴시키지만, 금마리도 함께 사라진다. 주인공은 복수를 이루었지만, 텅 빈 마음만 남는다. 두 번째는 금마리를 구하고 산나비의 파괴를 포기하는 길이다. 이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금마리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 두 엔딩 모두 가족애와 인간성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번째 엔딩은 복수의 허무함을, 두 번째 엔딩은 용서와 희망을 강조한다.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산나비의 스토리는 복수라는 단순한 주제를 넘어 가족, 희생,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의 여정은 플레이어에게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화려한 도트 그래픽과 연출로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특히 금마리와의 관계는 스토리의 감정적 핵심으로, 주인공의 상처를 치유하는 중요한 요소다. 결말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지만, 어떤 엔딩을 보든 게임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산나비는 액션뿐 아니라 스토리로도 플레이어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