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게임도 스포츠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듯 페이커와 동료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태극기 앞에서 애국가를 들었습니다. 그 장면은 게임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e스포츠는 다시 한번 아시안게임 무대에 섰습니다.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열리며 e스포츠 경기는 9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됩니다. 이미 한국 대표팀은 대전격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리그 오브 레전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과 일정 그리고 지금까지의 한국 대표팀 성적과 남은 경기 관전 포인트를 한 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는 모두 11개의 메달 종목이 열립니다. 대전격투 종목 하나에 세 개의 게임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게임은 13개입니다. 경기는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리며 모두 23개 나라가 참가합니다.
종목을 살펴보면 PC와 콘솔 그리고 모바일 게임이 고르게 섞여 있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축구 게임 이풋볼과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7이 포함되었습니다. 모바일 종목으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아너 오브 킹즈 그리고 모바일 레전드 뱅뱅이 열립니다. 대전격투 종목은 스트리트 파이터6와 철권8 그리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15 세 게임을 번갈아 치르는 단체전 방식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새롭게 눈길을 끄는 종목도 있습니다. 개최국 일본의 인기 퍼즐 게임 뿌요뿌요 챔피언스와 포켓몬 유나이트 그리고 비대칭 대전 게임 제5인격과 배틀로얄 액션 게임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가 정식 메달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일본에서 사랑받는 게임이 많이 들어간 것은 개최국의 특색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항저우 대회에 비해 종목이 더 다양해지면서 e스포츠가 특정 게임만의 무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대전격투 금메달로 시작한 한국 대표팀의 출발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은 대전격투 단체전에서 나왔습니다. 철권8의 배재민과 스트리트 파이터6의 연제길 그리고 더 킹 오브 파이터즈15의 이광노가 한 팀을 이뤘고 강성훈 감독이 팀을 이끌었습니다. 대표팀은 조별 예선을 한 번도 지지 않고 통과한 뒤 8강에서 대만을 3대0으로 꺾고 4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3대1로 제압했습니다.
9월 26일 열린 결승 상대는 격투 게임 종주국이자 개최국인 일본이었습니다. 한국은 초반 세트 점수 1대2로 끌려가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2대2로 맞선 다섯 번째 세트에서 배재민이 자신의 주력 캐릭터 브라이언으로 승리를 따내며 흐름을 가져왔고 결국 5대2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대전격투 종목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이번 금메달이 더 특별한 이유는 선수들의 나이 때문입니다. 세 선수의 평균 나이는 41.7세로 흔히 e스포츠는 젊은 선수들의 무대라는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40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세 베테랑의 활약은 많은 게이머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은메달과 동메달로 이어진 한국의 메달 행진
한국의 메달 소식은 대전격투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뿌요뿌요 챔피언스 개인전에 출전한 강동신은 조별 예선을 통과해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결승에서는 일본의 11세 선수 쿠리하라 유키에게 2대10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쿠리하라 유키는 이번 금메달로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어린 메달리스트이자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7에서는 김영찬이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김영찬은 두 번째 레이스에서 0.054초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명장면을 만들며 최종 25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포켓몬 유나이트 대표팀도 4강까지 진출했으나 준결승에서 일본에 0대2로 패해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포켓몬 유나이트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되었기 때문에 이 동메달은 종목 역사상 한국의 첫 메달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은 9월 27일 기준으로 e스포츠 종목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그리고 동메달 2개까지 모두 4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같은 기간 다른 종목에서는 중국이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금메달을 가져갔고 이란이 이풋볼에서 그리고 말레이시아가 그란 투리스모7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아너 오브 킹즈를 비롯한 남은 종목에서 추가 메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롤 국가대표 명단과 경기 일정 총정리
이번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은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강동훈 감독이 이끌며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탑은 한화생명 소속 제우스 최우제가 맡고 정글은 젠지 소속 캐니언 김건부가 맡습니다. 미드는 T1 소속 페이커 이상혁과 한화생명 소속 제카 김건우 두 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원거리 딜러는 한화생명 소속 구마유시 이민형이며 서포터는 T1 소속 케리아 류민석입니다.
롤 종목은 9월 29일 시작해 10월 2일 결승까지 이어집니다. 한국은 B조에 속해 대만과 인도 그리고 홍콩과 경쟁합니다. A조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속해 있습니다.
한국의 조별리그 경기는 9월 30일 하루에 모두 열립니다. 오전 9시 대만전을 시작으로 오전 11시 30분 인도전 그리고 오후 2시 홍콩전이 이어집니다. 일본과 한국은 시간대가 같기 때문에 표시된 시간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0월 1일 4강을 치르고 10월 2일 결승에서 금메달을 두고 겨루게 됩니다. 중계 방송사와 시간은 편성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경기 당일 한 번 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롤 대표팀 2연패 관전 포인트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페이커의 세 번째 아시안게임입니다. 페이커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와 정식 종목이 된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입니다. 항저우 금메달 멤버였던 페이커와 제우스 그리고 케리아가 다시 뭉쳤다는 점도 든든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한화생명 선수들의 호흡입니다. 제우스와 제카 그리고 구마유시까지 세 명이 같은 한화생명 소속이기 때문에 평소 팀에서 맞춰 온 호흡을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T1의 페이커와 케리아 그리고 젠지의 캐니언이 이 조합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드는지도 지켜볼 만합니다. 미드에 페이커와 제카 두 명이 있다는 점에서 상대와 상황에 따라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강동훈 감독의 선택도 관심을 끕니다.
세 번째는 라이벌 구도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롤 강국 중국이 출전하지 않아 한국의 2연패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 프로 리그 출신 선수들이 포진한 대만과 조직력이 좋은 베트남은 결코 쉽게 볼 상대가 아닙니다. 특히 대만과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로 맞붙기 때문에 이 경기 결과가 대회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기대할 점과 걱정되는 점
현재까지 한국 대표팀의 흐름은 매우 좋습니다. 대전격투 금메달로 기세를 올렸고 그란 투리스모7과 포켓몬 유나이트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왔습니다. 롤 대표팀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꾸려진 만큼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꼽힙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개최국 일본은 대전격투와 뿌요뿌요 그리고 포켓몬 유나이트에서 한국과 맞붙으며 강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남은 종목에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입니다. 롤 역시 단판 승부가 많은 국제 대회 특성상 한 번의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이 빠졌다는 이유로 방심하는 순간 이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는 게임이 세대와 국가를 넘어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 주고 있습니다. 40대 베테랑의 금메달과 11세 선수의 금메달이 같은 대회에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대회입니다. 9월 30일부터 시작되는 롤 대표팀의 여정에 많은 응원을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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