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리아(Cinderia), 하데스 감성의 로그라이트가 재로 뒤덮인 세계에서 펼치는 생존기

마녀의 불꽃이 삼킨 세계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로그라이트

신데리아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임은 하데스였습니다. 방 단위로 이동하며 몬스터를 처치하고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익숙한 구조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이어갈수록 신데리아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인디 개발사 마이에이씨지 스튜디오가 만든 이 작품은 마녀의 불꽃으로 세계가 무너진 이후를 배경으로 합니다. 왕국들은 잿더미가 되었고 고대의 질서는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그 잔해 속에서 플레이어는 흑마법의 잔재를 흡수하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는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하나가 되어 폐허를 헤쳐나가야 합니다. 신데리아는 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이후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이 게임의 세계관과 핵심 시스템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하며 느낀 솔직한 감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잿더미가 된 왕국을 탐험하며 진실을 좇는 생존자의 여정

신데리아의 이야기는 마녀가 세계를 불태운 그날 밤부터 시작됩니다. 고대의 질서를 지탱하던 왕국들이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로 변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오염된 마법의 힘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생존자는 이 오염된 흑마법을 몸에 받아들이면서도 광기에 잠식되지 않는 희귀한 존재입니다. 이 설정 자체가 게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폐허가 된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담은 역사 조각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세계가 어쩌다 이렇게 무너지게 되었는지 조금씩 실마리를 얻게 됩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하데스와 유사하게 방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몬스터가 등장하는 방을 클리어하면 다음 방으로 이동할 수 있고 각 방마다 서로 다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금화를 주는 방이 있는가 하면 스킬을 선택할 수 있는 카드 방 독특한 능력을 얻는 잔불 방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상자 방 등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어 매번 다른 성장 경로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쌓아올린 힘으로 마지막에는 강력한 보스와 맞서 싸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세계의 종말과 관련된 위협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됩니다.

신데리아의 이야기는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이기 때문에 전체 서사가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마녀라는 존재가 단순한 악역인지 아니면 붕괴된 질서에 대한 또 다른 희생자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플레이 내내 이어지고 이 점이 반복 플레이를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저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단순히 몬스터를 처치하는 재미를 넘어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네 명의 생존자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전투 스타일

신데리아에는 총 네 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등장하며 각자 완전히 다른 전투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검을 사용해 근접전에서 빠르고 날렵하게 적을 베어내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대포를 사용해 오염된 적들을 원거리에서 날려버리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서리 마법을 기반으로 적을 얼려버리며 전투를 풀어가는 캐릭터도 있어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게임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는 백팔십 개가 넘는 스킬 풀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백삼십 개 이상의 장비까지 조합할 수 있어 같은 캐릭터로도 매번 다른 빌드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엠버와 스펠카드를 조합해 스킬 구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조합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전혀 다른 전투 흐름이 만들어지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게임의 진짜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로전이라는 위험 감수 시스템이 있어서 강력한 업그레이드를 선택할 때마다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긴장감 넘치는 선택을 계속 강요받습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매번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다른 전략을 고민하게 됩니다. 캐릭터 디자인 역시 다크 판타지 분위기에 맞게 어둡고 음산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어서 마을에서 캐릭터를 교체하며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며 느낀 신데리아의 진짜 매력과 아쉬운 부분

신데리아를 상당 시간 플레이하고 나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빌드의 자유도입니다. 네 명의 캐릭터와 방대한 스킬 그리고 장비 조합이 맞물리면서 매 플레이마다 전혀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 있는 조명과 정교하게 제작된 환경도 다크 판타지 특유의 우울하고 몰입감 있는 톤을 잘 살려주었고 사운드 디자인 역시 탐험하는 동안 감정적인 몰입을 더해주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우선 아직 한글 패치가 완전하지 않은 시기가 있어 국내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플레이 루프가 지역별로 비슷한 패턴을 따르다 보니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목표가 익숙한 구조를 계속 따라가는 편이라 장시간 플레이할 경우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얼리 액세스 단계이다 보니 스토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을 당장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데스라는 확고한 전작이 존재하는 만큼 로그라이크 장르에 익숙한 유저들은 비교하며 플레이하게 되는데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된 내용이니 아직 게임을 직접 진행하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폐허 속에서 발견한 세계 붕괴의 진실을 마주하며

플레이를 거듭하며 곳곳에서 모은 역사 조각들을 맞추다 보면 세계가 무너지던 그날 밤의 진짜 사정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고대 질서를 유지하던 세력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이 결국 파국으로 이어졌고 마녀는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의 힘을 폭발시켜 세계 전체를 불태우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악의로 저지른 파괴가 아니라 오래도록 쌓여온 억압과 배신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마녀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생존자인 플레이어는 오염된 힘을 몸에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마녀와 완전히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는 암시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이 때문에 최종 보스와의 대결은 단순한 선악 구도의 싸움이 아니라 붕괴된 질서를 다시 세울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라 완전한 결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서사만으로도 신데리아가 단순한 액션 로그라이트를 넘어서는 진지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식 출시를 통해 이야기가 어떻게 완성될지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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